주가연계증권(ELS)을 주축으로 한 파생결합증권 시장이 올 들어서만 4조원 넘는 자금을 빨아들이는 등 급팽창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100조원을 웃도는 파생결합증권 시장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하면서 증권가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일각에선 지난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의 손실 문제가 불거진 후 안정성이 높은 기초자산을 토대로 한 상품을 내놓는 등 변동성을 줄여왔다는 점에서 당국의 현장 검사에 비교적 담담한 모습도 관측되고 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주가연계증권(ELS)와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경합증권 발행잔액이 102조4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품별로는 ELS 발행잔액이 70조7618억원, DLS 발행잔액이 31조7063억원으로 조사됐다.

파생결합증권의 발행잔액은 2010년 말 22조353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 51조1687억원, 2014년 84조1397억원, 2015년 98조4090억원 등으로 증가하면서 5년 만에 4.6배 늘었다. 발행잔액은 지난 2월5일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생된 ELS가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는 물론 증권사들도 손실을 입으면서 파생결합증권이 논란이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증권사들은 글로벌 증시 급락 사태로 ELS의 헤지(위험 회피) 여건이 나빠지면서 파생상품 운용과정에서 1조3187억원의 손실을 냈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상품에 몰려있던 상황에서 H지수가 지난해 8~9월 20% 가까이 폭락하면서 손실이 커진 탓이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ELS의 리스크와 H지수의 변동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에는 국제 유가 급락으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손실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파결합증권 시장의 위험 요인을 집중 살필 계획이다. 특히 증권사들이 파생결합증권의 설계, 운용, 관리 측면을 세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또 ELS 관련 상당한 손실이 있거나 파생결합증권의 절대 규모가 큰 회사를 중점 검사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증권사들도 긴장감에 휩싸였다.

증권사별 발행잔액은 NH투자증권이 15조815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래에셋대우(12조3447억원), 미래에셋증권(9조6086억원), 신한금융투자(9조4857억원), 삼성증권(9조1111억원), 하나금융투자(8조2366억원), 현대증권(7조1055억원), 대신증권(6조459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파생결합증권 헤지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 한화투자증권도 중점 검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8일 열린 이사회에서 'ELS 헤지운용 손실발생 원인 및 대책'을 보고했으며, 신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정상화에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규정대로 파생결합증권 상품을 만들었고, 중위험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한테 충분히 설명한 뒤 판매했다"며 "다만 시장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어 손실이 나는 부분은 증권사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대신 지난해 H지수 하락으로 손실이 커지면서 이후 증권사들은 변동성을 줄여서 안전한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을 내놓는 등 보완대책을 마련해 왔다"고 밝혔다.

주가연계증권은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이때 주가지수 옵션은 상승형과 하락형 등으로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사전에 정한 2~3개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시점보다 40~50% 가량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형식이 일반적이다.

DLS는 주가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를 보다 확장해 주가 및 주가지수는 물론 이자율, 통화, 실물자산 등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이다. 대표적인 기초자산으로 장내·장외 파생상품으로부터 환율, 원유·농축산물, 광물, 신용위험 등이 해당한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