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리한에 100억 원 빌려준 혐의
계열사 MKT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도
법원 "증거인멸 염려" 구속영장 발부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정재원 기자] 배임 및 계열사 부당지원 등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구속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배임)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조 회장의 구속 사유를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 2020~2021년 지인인 박지훈 리한 대표에게 한국타이어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의 자금 100억 원을 빌려주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리한은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로 당시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회삿돈을 횡령해 개인 집수리와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조 회장이 유용한 회사 자금을 200억 원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개인 비리 혐의 외에도 조 회장은 2014~2017년 계열사 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구입해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과정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해 11월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으로 한국타이어에 과징금 80억300만 원을 부과하고 계열사와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당초 공정위는 조 회장을 제외한 두 법인만 고발했으나,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한 추가 고발을 요청해 지난 1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이 이뤄졌다.

검찰이 지난 1월 공범인 한국타이어 구매 담당 임원을 먼저 불구속기소 하면서 조 회장 공소시효는 정지된 상태다. 검찰은 한국타이어 본사와 조 회장 및 관계자 주거지, 계좌내역 등을 여러 차례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분석해 왔다.

한편 조 회장은 전날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심경이 어떤가', '배임 혐의 인정하시나', '왜 회삿돈으로 집을 수리하고 차량을 구입하셨나'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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